Season 02 ACT03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Season 02 ACT03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 코딩스타랩

Season 02 ACT03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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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문 앞에 오래 서 있으면, 어느 순간 그 문은 잠겨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손잡이를 잡아보지도 않았고, 자물쇠를 확인해보지도 않았는데, 이미 마음속에서는 결론이 내려진다.

“아직은 아닌 것 같아.” “열 수 있는 문이 아닌 것 같아.”

이 판단은 대부분 확인에서 나오지 않는다.

대신, 오래 서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문이 잠겨 있다는 증거처럼 작동한다.

시즌 01을 지나고, ACT 01과 ACT 02를 통과한 아이와 부모도 비슷한 감각을 겪는다.

잘 따라왔고, 충분히 경험했고, 이제 다음 단계가 보일 것 같았는데, 막상 앞에 서 보니 문이 닫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많은 가정이 이렇게 말한다.

“아직은 들어갈 수 없는 단계인가 봐.”

하지만 이 문장은 사실 확인이 아니라 추측에 가깝다.

그리고 이 추측은 대부분 틀린다.

문은 잠겨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열어본 사람이 아직 없었을 뿐이다.

이 단계에서 아이들은 자주 멈춘다.

하지만 그 멈춤은 두려움 때문이 아니다.

아이들은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앞을 바라보며 조용히 서 있었다. 누군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는 듯 고개가 약간 기울어 있었고, 몸은 움직이지 않은 채 다음 말을 기다리는 자세였다.

이 장면은 ‘막힌 상태’를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판단을 유예하고 있는 상태에 가깝다.

아이들은 지금,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 문은 잠긴다.

하지만 결정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이해하는 순간, 문은 다시 열린다.

많은 부모는 이 지점에서 망설인다.

혹시 내가 너무 밀어붙이는 건 아닐까. 아직 아이가 준비되지 않은 건 아닐까.

그래서 다시 한 번 확인을 미룬다.

하지만 확인을 미룰수록, 문은 더 무거워진다.

문이 무거워지는 이유는 자물쇠 때문이 아니다.

열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문이 열려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 행동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순서는 반대다.

문을 열어보는 행동이 먼저이고, 그 다음에야 열려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건 용기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의 문제다.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준비도, 더 많은 설명도 아니다.

“열어봐도 된다”는 암묵적인 허락 이다.

그 허락은 외부에서 오지 않는다.

부모가 대신 열어줄 수도 없고, 누군가 미리 증명해줄 수도 없다.

이 단계에서의 허락은 단 하나의 형태로만 존재한다.

“네가 판단해도 된다.”

이 말은 문을 열라는 명령이 아니다.

문이 잠겨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선언이다.

시즌 02가 서두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을 억지로 열게 하면, 다음 문 앞에서 같은 일이 반복된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면, 다음 문은 훨씬 가벼워진다.

ACT 03은 문을 여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문이 잠겨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한다.

다음 ACT에서는 이제 허락을 기다리지 않게 되는 순간,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다루게 된다.

문 앞에 서 있던 사람과, 문을 열기 시작한 사람의 차이는 능력이 아니다.

주도권의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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